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2017) / 국내 개봉 (2017)
원작 : 일본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출연 : 하마베 미나미, 키타무라 타쿠미, 키타가와 케이코, 오구리 슌, 오오토모 카렌 등
평점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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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친구들을 사귀지 않는, 혼자있는 걸 좋아하는 남주인공이 학교에서 인기 있는 여주인공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일어나는 아련한 하이틴 로맨스.
아련함 뿜뿜하는 하이틴 로맨스지만 제목은 꽤나 파격적이다.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된 게 네이버 실시간 상위권에 올랐던 때였는데 무슨 이런 괴상하고 무시무시한 제목이 다 있나 싶었다. 나중에서야 하이틴 로맨스물이라는 걸 알게 됐지만 딱히 끌리지는 않았던 작품이라 보지 않았는데 최근 하마베 미나미라는 배우를 알게 되고 이 작품에도 관심이 생겨서 보게 됐다.
스토리는 초반부터 결말이 예측 가능하고, 시한부라는 소재로 마지막에 찡한 여운을 줄 법한 잔잔한 느낌의 작품이다. 그냥 여주인공에게 무난한 결말을 줬어도 충분히 슬픈데, 작가가 뭔가 반전을 주고 싶었던 건지.. 처참한 결말을 줘 버렸다.
췌장이 좋지 않은 여주인공에게 예상을 깨는 결말을 준 건 개인적으로 마이너스였다. 아니 대체 왜..? 안 그래도 죽을 운명이라 안타까운 애를 왜 어이없고 허무하게 만든 건지.. 전혀 예상치 못한 죽음으로 인해 보는 사람이 더 애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만들고 싶었던 걸까. 의도야 어찌됐든 굉장히 속 터지는 전개였다.
후반부에 여주인공의 일기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를 짧게나마 여주인공의 시점으로 볼 수 있는데 겉으로는 엄청 밝고 친구도 많은 여주인공이라 그런지 무섭고 슬픈 감정을 표현한 일기장의 내용이 평소와 반대되는 모습이 보는 내내 더 슬프게 만든 것도 있었다.
차라리 무난하게 끝났다면 깔끔하게 여운만 주고 끝났을 거고, 글쓴이 또한 짠한 감동을 가지고 재밌게 보고 끝냈을 텐데.. 대체 왜... 하아.
남주인공이 유독 귀여웠던 장면이 하나 있는데,
여행을 떠난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호텔에 묵게 되고 여주인공은 아무렇지 않게 목욕을 하러 들어간다. 그때 여주인공이 클렌징폼을 달라고 부탁하는데 어쩔 줄 몰라하던 남주인공이 혼자 소파에 앉아 "난 결백해.."를 중얼 거리는 모습. 꽤 귀여웠다 ㅋㅋㅋ
후반부에 여주인공의 절친 쿄코의 남편이 조금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사람이라서 갸우뚱했다. 대체 이 둘은 어떻게 이어지게 된 거지..? 싶다 ㅋㅋ
여운도 많이 남고, 재밌게 봤지만 어이없는 여주인공의 죽음 때문에 굳이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 같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