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닥터 (2013) / 20부작
출연 : 주원, 문채원, 주상욱, 김민서, 천호진 등
평점 : 4.5
시청경로 : POOQ(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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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닥터 (2018) / 10부작
원작 : 한국드라마 <굿 닥터>
출연 : 야마자키 켄토, 우에노 주리, 후지키 나오히토, 토츠기 시게유키, 나카무라 유리 등
평점 : 4
시청경로 : POOQ(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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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과 서번트 증후군의 주인공이 소아외과 병동에 레지던트(연수원)로 들어오게 되면서 일어나는 메디컬 드라마.
<굿 닥터>가 일본에서도 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기대됐던 점은 일본드라마 특유의 따뜻함이 잘 느껴질 것 같았고, 걱정됐던 점은 자폐증이 있는 연기를 야마자키 켄토가 잘 해낼 것인지.. 10부작 안에 야마자키와 우에노의 러브라인을 넣을 것인지.. 긴 스토리를 어떻게 압축 시킬 것인지 등등.. 사실 기대되는 부분보다 걱정되는 부분들이 더 많았다.
우려했던 부분 중에 현실로 나타난 부분은 조금 있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고, 나름대로 스토리도 잘 짜맞춘 것 같다. 거의 매화마다 눈물을 흘렸던 것 같은.. 그런 느낌... 한국판 볼 때도 엄청나게 울었었는데 일본판도 이렇게나 울리다니 (ㅠ_ㅠ)
이번 리뷰는 일본드라마 <굿 닥터>의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한국드라마 <굿 닥터>의 캐릭터들과 조금씩 비교해가며 써보려한다.
신도 미나토역의 야마자키 켄토.
야마자키 켄토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지만, 이 드라마는 약간의 항마력이 필요하다. 사실 1화는 억지로 본 것과 다를 바 없다. 1~2화를 잘 견디고나면 그 후부터는 조금씩 적응 돼서 무난하게 볼 수 있게 된다. 야마자키 켄토는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에 나오면서도 연기를 못한다는 쪽의 평가를 은근히 받고 있는 배우였기에, 조금은 걱정이 앞섰는데.. 다른 리뷰에도 썼듯 글쓴이는 외국 드라마를 보며 발연기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 그냥 어색한 정도였다. 이게 그동안 야마자키가 하지 않았던 역할이라 그런 건지, 연기력이 부족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신도 미나토라는 캐릭터는... 선천적으로 자폐증이라는 병을 안고 태어났다. 어릴 적 형이 만들어준 나무 메스를 애지중지하고, 형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소아외과에 입성. 하지만 그를 향한 시선들은 매섭기만 하고, 결국 많은 컴플레인을 받기도 하고, 상사에게 혼나기도 자주 혼난다. 특히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살짝 무모해지는 면이 있어 초반엔 타키야마 세이지(후지키 나오히토)에게 엄청나게 혼나며, 연수원인데도 불구하고 정시 퇴근, 그리고 수술 참관의 기회를 받지 못하게 된다. 어떻게보면 무모하기도 하고, 생각 없어 보이기도 하는 미나토의 행동은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되기도 했다.
박시온(주원)보다는 확실히 많이 어색하고, 어떤 부분에선 몰입이 조금 깨지기도 했다. 시온의 유행어나 마찬가지인 "빨리 빨리 해야합니다!"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한국드라마는 원체 러닝타임과 편수가 길기도 해서 그 만큼 시온의 매력이 더 많이 보일 수 있었지만 일본드라마는 러닝터임도 짧고 편수도 짧아서 20부작을 10부작으로 줄이면서 시온이만큼의 매력을 보여주기는 살짝 부족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이렇게나 내용을 압축하는데 러브라인까지 있었으면 큰일 났을 듯 하다. 러브라인은 빠져서 다행이라는 생각..
세토 나츠미역의 우에노 주리.
우에노 주리는 그동안 많은 작품을 했지만 글쓴이는 우에노 주리의 작품을 많이 보지는 못했다. 레전드라고 불리는 <노다메 칸타빌레>는 본지가 까마득하고.. 오랜만에 접하게 된게 <뷰티인사이드>일 뿐더러.. 그나마 가장 최근 본 일본 작품은 <신부의 수상한 여행가방>이 전부였다. 그래서 문채원이 맡았던 차윤서역으로 우에노 주리가 캐스팅 됐다고 했을 때는 쉽게 매치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막상보니 차윤서와는 또다른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 이 역할은 리메이크 됐다고 해서 차윤서와 비슷한 느낌을 표현한 게 아니라 그냥 세토 나츠미라는 역할을 만들어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세토 나츠미라는 캐릭터는... 처음엔 자꾸 사고만치는 미나토의 행동이 골치 아프지만 미나토의 뛰어난 암기력과 어떤 병이라도 엑스라이 사진만 보고 정확하게 짚어내는 모습에 미나토의 진가를 제일 먼저 알아봐주고 그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 미나토처럼 세토도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애착을 가지고 있다. 평소에는 미나토에게 좋은 조언을 해주지만, 가끔은 미나토에 의해 힘을 얻고,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것을 배우기도 한다.
차윤서(문채원)는 후배들에게 꾸중할 때 매서운 카리스마가 있다면, 세토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쪽이다. 딱 맞는 비유는 아니지면 대충 느낌만 보면 차윤서는 엄마, 세토는 누나의 느낌이 있다. 차윤서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보다는 세토만의 캐릭터를 구축한 것도 좋았지만, 조금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다른 작품 리뷰에서 언급한 적 있는 문채원의 찰진(?) 술주정 연기.. 우에노 주리는 그 연기를 어떻게 할지 궁금했는데 아쉽게도 세토와 미나토는 병원과 식당 말고는 밖에서 따로 만나는 씬이 없다. 전체적으로 봤을 땐 나쁘지 않았지만 세세한 부분으로 따져보면 군데 군데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던 캐릭터.
타키야마 세이지역의 후지키 나오히토.
한국판 굿닥터 자체가 5년 전 작품이기도 하고, 주상욱이라는 배우가 나이에 비해 살짝 동안인 것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이 역할에 후지키 나오히토 배우가 캐스팅 됐을 때 살짝 연령대가 높지 않았나 싶었다. 글쓴이의 기억 속의 김도한(주상욱)이라는 캐릭터는 카리스마도 뿜뿜하고 환자를 대할 땐 누구보다 진지한 캐릭터였는데, 타키야마 세이지라는 캐릭터는 미나토에게 호통치는 모습이 멋있는 카리스마라고는 딱히 느껴지지 않았고.. 미나토의 실력을 인정해주고 웃음을 보여주고 난 후부터는 큰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다. 뭔가 여러모로 제일 아쉬웠던 캐릭터...
리메이크 되는 작품들을 보면서 매번 느끼는 건, 한국드라마가 일본드라마를 리메이크 할 땐 긴 러닝타임과 편수를 채우기 위해 쓰잘데 없는 장면들과 인물의 설정들을 추가하기 때문에 마음에 안 들고, 일본드라마가 한국드라마를 리메이크 할 땐 짧은 러닝타임과 편수 안에 주요 스토리를 다 넣어야하기 때문에 빠지는 서브스토리, 깨알 에피소드가 꽤나 많을 때가 많아 아쉬울 때가 많다. 리메이크가 좋기도 하지만, 이래서 하지 말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거다.. 싶기도 하고.. 좋긴한데 안 좋기도한.. 그런 모순적인 생각이 매번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오히려 한국판 굿닥터를 먼저 보고 일본판 굿닥터를 본다면 재미가 살짝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판 굿닥터의 초반을 잘 버틸 수 있다면 일본판을 먼저 보고 한국판을 보는 걸 살짝쿵 추천해본다.
한국드라마 <굿 닥터>와 일본드라마 <굿 닥터>는 POOQ(푹)에서 VOD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