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라레 (2002)
원작 : 일본 만화 <사토라레>
출연 : 오다기리 죠, 츠루타 마유, 칸다 우노, 후부키 준, 하타노 히로코 등
평점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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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반경 12m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들리는 '사토라레'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
언뜻 보면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반대 버전 같기도 하고, 언뜻 보면 <트루먼쇼>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하지만 끝까지 다 보고 나면 전자보단 후자쪽에 더 가까운 듯 하다.
초반에 작품을 보면서 '에엑.. 이런 생각들까지 들어야 되는 건가..' 싶기도 하면서도, 이런 대사들이 있으니 더 현실적인 걸까 싶어 계속 봤던 것 같다. 가끔은 주인공의 쓸데없는 걱정이나 핀잔까지 들어야하기도 하지만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진심어린 마음을 들을 수 있어 더 따뜻해지는 느낌도 있다.
굉장히 짠하고 슬펐던 장면은, 수술을 해야하는 주인공의 어머니가 자신의 수술을 아들이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장면. 사토라레인 주인공은 수술을 하면서 병원 전체에 환자의 상태 등이 노출될 수 있다는 등의 여러 이유로 수술같은 깊은 진료는 관여하지 못했다. 오롯이 외래 진료만 담당했었다. 그랬기 때문에 주인공은 항상 그것에 대한 불만도 쌓였고, 그 불만이 점점 그의 자존감을 떨어지게 하기도 했다. 그런 속사정을 알고 있던 주인공의 어머니는 자신의 수술만이라도 아들이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릴 뻔 했다.
충분히 인정받을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사토라레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집을 구하기 조차 힘들었던 그였기에, 주인공의 꿈을 이뤄주고 싶다는 어머니의 마음이 짠했다.
<트루먼쇼>를 보면서도 정말 누군가 내 삶을 24시간 내내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면 이 작품도 누군가 내 마음을 읽고 그것에 하나하나 다 맞춰주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