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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아니야 (2017) / 32부작(16부작)

 

출연 : 채수빈, 유승호, 엄기준, 강기영, 황승언 등

 

평점 : 4

 

시청 경로 : POOQ(푹)

 

*

 

인간 알러지가 있는 남주인공이 인간 로봇 아지3를 집에 들이게되며 일어나는 스토리.

 

타 국 드라마에서나 한국 드라마 몇몇에서 인간 로봇을 소재로 한 로맨스물, 또는 병맛물을 몇번 본적이 있다. 하지만 그런 건 배우가 정말 인간 로봇을 연기를 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드라마는 한 배우가 진짜 인간 로봇과, 인간 로봇인 척을 하는 사람 연기를 1인 2역으로 소화했다.

솔직히 소재가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았던 건지.. 극본도 생각보다 똥이 아니었고, 배우들도 모두 연기를 잘해서 정말 재밌었고 만족스럽게 봤다. 개인적으로 한 명이 거짓말을 해서, 나중에 배신감을 느끼는 그런 루트를 좋아하지 않아서 살짝 평점이 깎인 것 뿐.. 인간 로봇인 척 연기를 한다는 걸 들었을 때부터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는 아니라서 조금은 감안해서 봤다. 

 

 

김민규 역의 유승호.

엄청 어릴 때부터 아역 배우로 활동했던 유승호의 작품을, 나도 아주 어릴 때부터 봐왔었다. <집으로>, <마법전사미르가온>.. 이런 작품들. 아마 유승호가 나온 작품 중에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마지막 작품이 <공부의 신>이었던 것 같다. 그 후로는 작품에서 제대로 접한 적이 없어서.. 유승호의 성인 연기를 이번에 처음 봤다. 보면서 너무 아역 배우 때가 생각나서 몰입이 이 안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유승호의 연기력이 그런 걱정을 한 번에 날려버렸다.

로봇 청소기마저 정말 연인처럼 사랑스럽게 봐주는 눈빛하며, 여주인공인 지아(채수빈)에게 아지3와 있었던 일을 웃으며 말해주는데 정말 연기가 아니라 내가 친구들한테 일화를 말해주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톤하며.. 특히 정말 이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구나 싶었던 때는 민규(유승호)가 아지3를 연기하는 지아를 좋아하게 되면서 결국 아지3를 리셋시키는 장면이다.

민규의 집에 있었던 아지3는 로봇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지아였는데, 민규는 그 사실을 모른다. (초반에 들킬 뻔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닌데 인간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한다. 살짝 호구같ㅇ... 쿨럭) 그렇게 결국 민규는 아지3에게 마음을 주게 되고, 긴 고민 끝에 아지3의 기억을 리셋 시키기로 하는데 아지3의 기억 속에서 자신을 지워한다는 것, 이제 아지3를 보내줘야 한다는 것이 슬픈 민규와 민규를 좋아하지만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밝힐 수 없었던 아지. 이 장면에서 둘의 각자의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애틋했다. 로봇을 사랑해버린 남자와, 자신이 인간인 것을 말할 수 없었던 여자. 참 답답하고 슬픈 현실이다..

지아가 아지3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 지아 덕에 나았던 인간 알러지가 다시 발병하게 되고, 참을 수 없는 배신감을 느낀 민규의 감정선도 정말 잘 살렸던 것 같다. 누구보다 다정했지만, 사실을 안 후 누구보다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지아를 바라보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

드라마를 보면서 유승호의 웃는 장면들이 너무 좋았다. 웃을 때는 아역 배우 시절의 얼굴이 나오는 것 같다. 세상 귀엽고, 세상 스윗하다. 드라마가 성과가 좋진 않아서.. 살짝 실패한 로코물이었지만 생각보다 로코물을 잘 소화하니... 앞으로도 로코물에 자주 도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지아/아지3 역의 채수빈.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한 명이다. 광고로 먼저 얼굴을 알렸던 채수빈이 KBS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을 나온다는 소식에, 심지어 상대배우가 이상엽이라는 소식에 바로 찾아서 봤었던 것 같다. (결국 드라마는 중도 포기했지만..) 그 때 이후로 채수빈이 나오는 드라마를 우연하게 자주 보게 됐다. <발칙하게 고고>, <구르미 그린 달빛>, <최강 배달꾼>, <우리가 계절이라면> 그리고 이번에 <로봇이 아니야>까지. 의도치 않게 채수빈의 필모들을 깨버리고 있다 ㅎㅎ.. 최강 배달꾼에서부터 느낀거지만 사이다로 험한(?)말을 우두두 뱉어 버리는 데, 정말 찰지게 잘한다. 극중에서 민규가 "사이다라서 너무 좋다."라는 말에 크게 동감했다 ㅋㅋ

이 작품에서 채수빈이라는 배우의 연기 디테일에 소심한 박수를 쳤다. 아지3의 말투와 아지3를 연기하는 조지아의 말투에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줬다. 사실 민규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로봇 연기를 하는 거라 최대한 비슷하게 말투를 낼 줄 알았는데 듣자마자 진짜 로봇인척 하는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했다. 이런 연기 덕분에 다른 로봇 소재의 드라마와 차별성이 있다는 걸 느꼈다.

이 배우는 정말 보는 사람이 다 서러울 정도로 우는 연기를 잘한다. 표정이 어쩜 그렇게도 슬픈지.. 민규에게 모진 말을 들을 때 울먹 거리는 지아의 표정을 보며 가슴이 너무 먹먹했고.. 자신 때문에 다시 인간 알러지가 생겨버린 민규를 보며 내가 어떻게 하면 되냐면서 엉엉 우는데 정말 옆에서 달래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른 작품에서 다시 보고 싶은데 지금은 다음 달부터 막을 올리는 연극에 참여하는 것 같다. 하루 빨리 다른 작품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ㅠㅠ

 

드라마를 보면서 플레이스테이션4의 게임인 <디트로이드: 비컴 휴먼>이 생각 났다. 아무래도 이 게임을 먼저 알고 난 후 이 드라마를 봐서 더 재밌게 느낀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위의 게임도 인간과 정말 비슷한 천재적인 인간 인공지능 로봇이 점점 사람과 같은 감정을 가지게 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비록 민규의 옆을 지켰던 건 아지3가 아닌 그를 연기하는 조지아였지만, 민규의 시선에서 드라마를 봤을 때는 정말로 아지3에게 감정이라는 게 생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 느낌은 극의 후반부에서도 다시 보여졌다.

아지3를 수입해 해부해보려는 사람들을 '적'으로 인식하고, 자신을 만들어주고 오랜 시간 함께한 산타마리아팀 사람들을 '가족'이라고 스스로 인식한다. 그렇게 그 '적'들에게 옮겨졌던 아지3는 자신의 가족들에게 가기 위해 집으로 향하게 된다. 그러면서 처음 밖으로 나간 아지3가 사람들을 직접 경험하면서 봤던 것들을 산타마리아팀이 다함께 같이 보게 되는데, 그 장면들이 뭔가 따뜻했다. 그 장면이 정말 <디트로이드: 비컴 휴먼>을 연상케 하는 느낌이었달까.

 

아지3를 만든 홍백균(엄기준) 박사가 자신의 전 여친인 조지아의 얼굴을 따서 아지3를 만든 건 정말... 빡치는 일이지만.. 그렇지 않았으면 민규랑도 만나지 못했을테니 봐준다 ^^... (뚜까팰까...)

 

이 작품 직전에 봤던 <사생결단 로맨스>와 이번 작품 <로봇이 아니야>를 보면서 앞으로는 시청률에 딱히 연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소재나 스토리들이 내 취향인 건지.. 아니면 경쟁을 이뤘던 타 방송사 드라마가 너무 세서 그런 건지.. 시청률 낮게 나온 것들을 정말 재밌게 봤다.. 연속 2번을.. 앞으로는 정말 시청률 같은 건 크게 신경 안 쓰고 정주행하게 될 듯하다.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인 소재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 가까워질 수 있는 소재와 배우들의 연기력이 다 했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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